〈잔에 남은 밤〉
이번 곡은 힙합에 레게와 덥(Dub)의 어두운 분위기를 섞어봤습니다.
랩에서는
음악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숫자, 거래, 계약,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생각들을
조금 거칠고 솔직하게 풀어냈습니다.
좋아서 시작했던 음악인데
어느 순간부터 음악보다 숫자가 먼저 보이고,
사람보다 조건을 먼저 보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누가 진짜 내 편인지,
웃으면서 건넨 말이 진심인지,
결국 서로에게 필요한 게 있어서
곁에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들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하루가 끝난 뒤에도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곡에서는
그 복잡한 감정들을 밤의 술잔에 담아봤습니다.
묵직하게 이어지던 랩 사이로
레게와 덥의 그루브가 들어오면서
잠시 모든 생각을 내려놓습니다.
오늘 밤만큼은
계산도, 숫자도, 복잡한 생각도 잠시 내려두고
남아 있는 사람들과 잔을 부딪치는 것.
그리고 밤이 지나면
결국 다시 아침은 옵니다.
다 비워버린 것 같아도
우리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오늘 밤은 비우고,
아침이 오면 다시 다음 라운드.
〈잔에 남은 밤〉
— NOIR